뜨개 가이드9분 읽기
대바늘과 코바늘, 같은 실이 다른 천이 되는 이유
대바늘은 코를 줄줄이 바늘에 올려 두고, 코바늘은 갈고리에 한 코만 걸칩니다. 도구의 특징과, 그 차이가 옷·가방·인형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정리했습니다.
발행 2026-10-01

같은 실인데 손이 다릅니다
실 가게에서 같은 타래를 집어 들어도, 옆에 둔 도구가 대바늘인지 코바늘인지에 따라 천의 결이 달라집니다. 대바늘은 두 개의 막대가 코를 주고받으며 단을 쌓습니다. 코바늘은 갈고리 하나가 실을 걸어 올려, 방금 만든 코를 천에 남겨 두고 다음 코로 갑니다. 영어로는 knitting과 crochet, 우리말로는 대바늘뜨기와 코바늘뜨기입니다. 이름은 바늘이지만, 하는 일은 집을 짓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처음에는 어느 쪽이 더 쉽냐는 질문이 먼저 나옵니다. 답은 손과 작품에 따라 다릅니다. 대바늘은 리듬이 붙으면 단이 빠르게 넘어가지만, 코를 놓치면 아래로 주르륵 풀릴 수 있습니다. 코바늘은 손에 쥐는 도구가 하나라 시작이 단순해 보이고, 중간에 내려놓아도 작품이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대신 코 하나하나가 매듭에 가까워 천이 두툼하고, 같은 면적을 덮는 데 실이 더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은 어느 쪽이 정답인지 고르지 않습니다. 도구의 특징, 그리고 그 특징이 스웨터·가방·인형에서 어떻게 보이는지만 적습니다. 직선 바늘·줄바늘·양끝바늘처럼 대바늘 가족의 생김새가 궁금하다면 “바늘도 성격이 있어요”를, 무엇을 먼저 살지 고민이라면 “대바늘·코바늘·줄바늘, 첫 작품에 맞게 고르는 법”을 이어서 보시면 됩니다.
대바늘은 코를 줄에 앉혀 둡니다

대바늘뜨기의 핵심은 살아있는 코가 전부 바늘 위에 있다는 점입니다. 한 단을 뜨면 그 단의 코가 반대편 바늘로 옮겨 가고, 다음 단은 그 코를 다시 떠서 만듭니다. 그래서 작품의 너비는 지금 바늘에 걸린 코 수와 거의 같습니다. 목도리처럼 펼쳐 뜨거나, 모자·스웨터 몸판처럼 둥글게 이어도, 단의 시작과 끝이 분명합니다.
천은 고리들이 서로 걸린 그물입니다. 겉뜨기만 반복한 메리야스는 부드럽고 잘 늘어나며, 가장자리가 말리기 쉽습니다. 고무단은 세로로 오므라들어 넥과 소매 끝을 잡아 줍니다. 이 신축이 대바늘 옷의 큰 특징입니다. 모자가 머리에 앉고, 양말이 발목을 감싸며, 스웨터가 몸을 따라 늘어났다가 돌아옵니다. 같은 이유 때문에 코 하나가 빠지면 그 아래 단까지 사다리가 생깁니다. 푸르시오가 무서운 것도, 되돌리기가 쉬운 것도 이 구조 때문입니다.
손을 잠시 떼려면 바늘 끝의 마개나 줄바늘의 줄이 코를 맡아 줍니다. 코가 미끄러우면 대나무처럼 덜 미끄러운 바늘이 마음을 편하게 합니다. 호수는 밀리미터입니다. 도안의 4mm와 내 바늘의 4mm가 같아도, 손이 조이면 천이 작아지니 게이지 스와치는 그대로 필요합니다.
코바늘은 지금 이 코만 갈고리에 있습니다

코바늘은 물음표처럼 생긴 갈고리 하나입니다. 작업 중인 고리는 보통 훅 위의 한 코뿐입니다. 그 코를 실로 감아 빼면, 완성된 코는 바늘이 아니라 이미 떠 둔 천에 남습니다. 그래서 가방에 넣었다가 꺼내도, 대바늘처럼 코가 줄줄이 빠질 걱정이 적습니다. 출퇴근길에 들고 다니기 좋은 이유입니다.
천은 매듭이 켜켜이 쌓인 쪽에 가깝습니다. 짧은뜨기를 반복하면 면이 촘촘하고 단단해져, 속이 비치지 않는 인형이나 가방 바닥에 잘 맞습니다. 긴뜨기나 그물처럼 성기게 뜨면 레이스와 담요가 됩니다. 그래니 스퀘어는 작은 네모를 반복해 이어 붙이는 방식이라, 큰 담요도 한 조각씩 끝낼 수 있습니다. 방향도 자유롭습니다. 둥글게 돌려 입체 인형을 만들거나, 가장자리에 새로운 단을 덧대 모양을 키우기 쉽습니다.
같은 호수라도 대바늘과 코바늘의 코 높이는 다릅니다. 4mm 대바늘의 스웨터 도안을 4mm 코바늘로 읽으면 치수와 실 소모가 어긋납니다. 코바늘 호수는 갈고리 목의 굵기입니다. 굵으면 성기고 부드럽고, 가늘면 아미구루미처럼 틈이 없는 면이 됩니다. 튜니지언은 긴 훅에 대바늘처럼 코를 여러 개 올려 두는 사촌입니다. 도안이 지정한 도구를 바꾸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작품에서 먼저 보이는 차이

늘어남과 형태가 가장 먼저 갈립니다. 대바늘 스웨터는 입고 움직이면 어깨와 소매가 몸을 따라옵니다. 코바늘로 뜬 옷은 같은 실이라도 더 두툼하고, 모양이 잘 유지되는 대신 무게가 실릴 수 있습니다. 여름 레이스 가디건처럼 성기게 뜬 코바늘 옷은 가볍지만, 고무단처럼 착 감기는 신축은 대바늘이 더 편합니다. 옷의 드레이프를 원하면 대바늘, 형태가 남는 걸 원하면 코바늘 쪽을 먼저 떠올리면 됩니다.
가방과 인형은 코바늘이 자주 선택됩니다. 바닥이 늘어나면 내용물이 처지고, 인형 속이 비치면 솜이 보입니다. 짧은뜨기의 단단한 면은 그 두 가지를 동시에 막습니다. 반대로 양말, 장갑, 넥의 고무단, 머리에 앉는 모자처럼 늘어났다 돌아와야 하는 것은 대바늘이 익숙합니다. 목도리는 양쪽 모두 됩니다. 대바늘 목도리는 가볍고 잘 감기며, 코바늘 목도리는 무늬가 또렷하고 가장자리가 덜 말립니다.
실 소모와 시간도 작품의 차이로 남습니다. 같은 넓이를 덮을 때 코바늘은 실을 코 안에 여러 번 감아 올리므로 타래가 빨리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니 스퀘어 담요는 조각마다 끝나 성취감이 빠르고, 대바늘 스웨터는 몸판 한 단이 길어 저녁이 조용히 갑니다. 어느 쪽이 더 느린지는 손의 리듬이 정합니다. 보이는 결과는 더 분명합니다. 대바늘은 흐르는 천, 코바늘은 서는 천에 가깝습니다.
무엇을 먼저 쥘지
이번 계절에 실제로 쓸 물건으로 고르세요. 머리에 쓸 비니나 목에 감을 목도리라면 대바늘 하나가 출발점이 됩니다. 잔실로 끝나는 수세미, 코스터, 작은 파우치라면 코바늘이 남습니다. 둘 다 배우면 스타시의 같은 타래가 스웨터가 되기도 하고 가방이 되기도 합니다. 도구를 먼저 모으기보다, 도안이 어느 쪽인지 확인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같은 밀리미터라도 바꿔 끼우지 마세요. 대바늘 도안의 게이지는 10cm 안의 코와 단이고, 코바늘 도안은 무늬 반복이나 짧은뜨기 게이지로 적힌 경우가 많습니다. 스와치를 뜰 때도 도안과 같은 도구, 같은 무늬로 뜹니다. 사용한 도구와 호수, 실의 총 미터만 작품 기록에 남겨 두면, 다음 작품에서 이 실로 가방이 됐는지 목도리가 됐는지가 바로 보입니다.
KnitBook에는 도안과 실 옆에 그 한 줄을 두면 충분합니다. 바늘 종류를 더 보고 싶다면 “바늘도 성격이 있어요”, 세트부터 사지 않는 순서는 “첫 작품에 맞게 고르는 법”, 다 뜬 뒤 입는 법은 “손뜨개 작품을 오래 입는 법”에 적어 두었습니다.